안녕하세요? 저는 결혼 9년차에 원인불명의 난임이었습니다. 그 동안 전국에 유명하다는 원장님들을 찾아 다니며, 9~10차례 시험관시술을 진행하였는데, 배아는 좋은데 왜 안 되는지 모르겠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그 당시 가장 크게 절망했던 것은 ‘삼신할배’라고 불리는 명의를 찾아가도 나에게 아기를 주지 못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유명 난임병원과 서울에서 대구의 병원까지 먼 거리를 진료 받으러 다니며 많이 지치기도 했었고, 많은 환자들 속에서 1분 진료와 늘 같은 처방으로 거듭되는 실패에 더 이상 병원 자체를 다니기 싫어질 때 즈음, 의사인 친구 추천으로 김나영 선생님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그게 벌써 3년 전 일인데 아직도 또렷이 기억나는 건 제가 써온 저의 진행 차수(그 당시 8회째 시험관이었습니다)와 기록들을 보고 선생님이 우시더라고요. 전 사실 거의 포기하는 심정으로 아무런 기대 없이 대충 썼었거든요. “고생 많이 했겠네요.” 선생님 역시 난임이었기에, 제 심정을 잘 알겠다며, 꼼꼼히 차트를 보시고 마음 아파해 주시는 의사 선생님을 처음 만났습니다. 엄마와 같이 간 길이었기에 절대 눈물 보이고 싶지 않았는데, 그 자리에서 엄마와 의사 선생님, 저 셋이서 엄청 울었습니다. “임신 꼭 할 수 있어요. 당연히 할 수 있어요!”라고 강하게 말씀하셨는데, 정말 처음 듣는 소리였습니다. 그 동안 어느 병원을 가도 너무 바쁘게 돌아가고, 저를 수많은 환자 중 하나로만 대하셨고, “일단 해보죠”라는 말만 들었거든요. 김나영 선생님은 꼭 임신 될 수 있다며, 또 실패하면 너무 힘들기 때문에 전력을 다해서 한번에 되게 하자고 하셨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저에게 해주셨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임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아이는 28주에 조기 출산하여 하늘나라에 가버렸어요. 이 기억이 너무 아파서 지금까지 후기 같은 것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꺼내기 싫은 기억들이라서요. 그리고 나서 저의 인생은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아이도 잃어 본 여자가 뭔들 못하겠나!’ 못 할게 없었어요. 이 일 이후, 저는 난임 시기에 했던 ‘노력’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 자체를 바꾸었어요. 힘든 일이었지만 나 때문에 아기가 또 하늘나라에 간다고 생각하면 세상 못 할 것이 없었고, 잃을 것도 없었습니다. 저는 반복착상실패 검사를 해도 정상으로 나왔지만, 아이가 조산한 이유는 탯줄 혈류 문제였고, 결국 혈액순환 문제로 귀결이 되니, 그 좋은 배아에도 계속 실패했던 이유가 자궁 내 혈액순환 문제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원인을 정확히 알게 된 것이 저에겐 작은 위로였습니다. 이때부터 저는 혈액순환에 초점을 맞춰 생활하였습니다. 등산과 필라테스, 발레로 근육 만들기, 따뜻한 차 수시로 마시기, 반신욕, 바디버든 줄이기, 체중 조절, 탄수화물 줄이기, 유산균과 영양제 나에게 맞는 것 찾아서 먹기 등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영양제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검사를 통해 아르기닌이 정말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혈행 개선을 위해 이때부터 열심히 아르기닌을 챙겨 먹었습니다. 이런 생활을 하게 된 것은 믿음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몸을 만들어가면 김나영 선생님이 또 임신 시켜 줄 것이다. 나만 잘하자.’ 그리고 김나영 선생님이 미국에서 착상 전공을 하신 것이 저에게는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과 진행 할 때에는 늘 충분한 상담을 하였고, 늘 저한테 이렇게 묻곤 하셨어요. “컨디션 어때요? 진행해도 될까요?” 이런 질문도 저한테 의미 있다고 느껴졌던 건, 늘 컨디션 체크를 하시기 때문에 제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병원을 가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여 라이프 스타일을 바꿨던 것 같습니다. 분명히 저 질문을 할 것이고, 전 자신 있게 진행해도 된다고 말해야 할 것 같았거든요. 다른 병원은 생리 이틀째 가면 약 주고 주사 주기 바빴어요. 그렇게 바빠서일까, 제가 얘기하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무얼 더 하려고 하지 않았고, 같은 처방을 내리고 실패를 반복하고의 연속이었습니다. 김나영 선생님은 한번에 끝내자는 스타일이라서, 조금이라도 착상률을 높이기 위해 복강경 시술로 선근종 두 개를 제거하였고, 과배란 약도 예전에 무슨 약을 썼을 때 제일 잘 나왔는지 물어보시고, 주사 반응이 별로인 것 같으면 중간에 바로 주사를 바꾸기도 하셨지요. 임신이 되면, 갑상선이 흔들릴 수 있다고 신지로이드 복용을 권하셨고, 혈액순환을 위한 크렉산 주사와 아스피린 등의 처방도 받았습니다. 저 같은 고차수의 원인 불명 난임은 공장같이 돌아가는 유명 병원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를 잘 봐줄 수 있는 선생님, 나의 차트를 꼼꼼히 보시는 선생님, 나에게 잘 맞는 방법을 고민하고 찾아주시는 맞춤형 진료를 해 주는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기적처럼 다시 임신이 되었습니다. 저처럼 착상이 어려운 사람이, 한번의 출산으로 난자 질이 떨어져 있었는데도 임신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1월 말에 드디어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아기가 태어나고 쳐다보는데,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할 정도로 행복했습니다. 김나영 선생님께 무슨 말로도 감사의 말을 전할 수가 없네요.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선생님 같이 좋은 사람으로 잘 키우겠습니다. 돌아보니 힘드신 분들이 참 많더라고요. 아기가 인큐베이터에 있는 동안, 수많은 아픈 아기들의 엄마들을 보았고, 저도 그 중에 하나였으며, 아기가 아픈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입니다. 비단 저만 자식을 떠나 보낸 것은 아닐테고 자식 떠나 보낸 사람도 많지요. 저는 시험관 시술을 진행하며 모든 주사가 하나도 아프지 않았고, 편안하게 채취 했던 것은 아기가 아픈 것보다 내가 아픈 게 백배 천배 낫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작은 아가들도 주삿바늘 몇 십 개 꼽고 잘 버티는데, 성인인 제가 이 정도 피 뽑고 하는 일은 일도 아니었지요. 제가 건강한 것에도 감사함을 갖게 되었고,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는 것을 또 깨닫게 되었습니다. 원인 불명도 찾을 수 있어요. 포기하지 말고 꼭 좋은 선생님 만나서 원인을 찾아 임신에 성공하시길 기원합니다.